2013년 4월 9일 화요일

한심한 일기 2) 당신은 어린아이입니다.



우리는 아직 어린아이 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봄날씨에 익숙해질 기회는 100번도 채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삶에 익숙해 집니까? 우리가 어떻게 사랑에, 이별에, 실망에, 그리고 실패에 익숙해 집니까?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아픔에, 그리고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하는 속상함에 어떻게 익숙해 지겠습니까? 우리는 익숙해질 수 없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나이를 먹으면서 소리내어 울지 않는 법을 배워갈 뿐이죠.
우리 마음속의 어린 아이는 매일매일 소리내 울고 있습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달라. 무용지물이고 아름답지 않은 나를 사랑해주고 보살펴 달라, 울고 있습니다. 어릴적 엄마 품에서 울던 그 모습 그대로 입니다. 그러나 이제 아무도 우리를 달래주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이 달래줘야 하는데, 우린 언젠가 부터 엄마같은 목소리로 내 어린 마음을 야단칩니다. 어린애도 아니고 왜 자꾸 칭얼거리는 거야! 귀찮아죽겠어 그냥. 콱!
밤 늦은 시간 온천1동 파출소에 가면 낡은 몸둥이에 갖힌 아기들이 많습니다. 세상을 한번 둘러보면 아기들 천지입니다. 화 잘 내는 어른들도 사실은 뭔가에 상처받고 속상해서 울부짖는 겁니다. 불쌍한 고아들입니다. 보듬고 사랑해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아무도 그래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오냐오냐 하란 말은 아니죠. 우리는 엄마가 아니라 모두가 어린아이 이니까요. 그래서 질서가 필요합니다. 미끄럼틀을 탈때 처럼, 밀치지 않기, 주먹질하지 않기, 순서대로 웃으면서 친절하게...는 개뿔. 어린애들 모아두면 금방 투닥투닥 울음보가 터집니다. 세상이 그냥 그렇습니다. 고칠 방법은 없습니다. 그저 나 혼자 날 토닥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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